[포항]길이 24m 이상 선박과 어선들이 선체 내에 위성조난신호발신기(EPIRB)를 장착하고 있으나 관리가 허술해 조난사고에 속수무책이라는 지적이다.
포항해양경찰서에 따르면 해양경찰이 지난해 접수한 277건의 위성조난신호를 분석한 결과 93%(258건)가 취급 부주의와 부실한 관리에 따른 기기고장으로 정상작동을 못해, 조난사고시 신속한 구조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해경은 위성조난신호발신기는 선박이 침몰할 경우 자동으로 선박에서 떨어져 나와 조난위치를 전송하도록 돼 있으나 일부 어선에서는 파도 등에 의한 유실을 우려, 와이어로 선체에 고정시켜 자동이탈을 막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또 일부 어민들은 위성조난신호발신기에 페인팅을 해 놓아 기준수압에서 정상적으로 이탈하지 못하고 있을 뿐아니라 배터리 교체시기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방치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월 제주 마라도 남서쪽 195㎞ 해상에서 선원 11명을 태우고 통신 두절된 여수선적 통발어선 3003 신화호의 경우도 위성조난신호발신기가 작동하지 않아 해경이 37일간 경비함정 156척을 동원하고서도 승선원을 찾지 못했다.
이에 따라 포항해경은 경북 동해안에서 위성조난신호발신기를 장착하고 있는 선박 185척에 대해 이달부터 일제 점검을 실시하고 11월부터는 관리실태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계획이다.
포항해경은 위성조난신호발신기는 조난당한 선박이 기준수압인 2∼4m 이하로 침몰할 경우 자동으로 떨어져 나가 조난 위치를 전송하는 장치로, 현행 선박안전법상 길이 24m 이상의 선박은 의무적으로 장착하도록 규정돼 있다고 밝혔다.